세계맥주전문점 '와바'를 운영하고 있는 ㈜인토외식산업(대표 이효복,www.wa-bar.co.kr)은 지난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와바 프리미엄 라거' 맥주를 출시한 데 이어 올 초에는 흑맥주인 '와바둔켈'이라는 자체 브랜드 맥주를 내놨다. 세계 각국의 맥주를 들여와 판매만 해온 국내 맥주전문점 업계로선 파격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취향을 읽으려는 인토외식산업의 시도 중 하나일 뿐이다. 대개의 창업시장이 생계형 창업에 머물고 있으나, 공동창업을 통한 투자형 창업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는가 하면, 제2브랜드 황토참숯화로구이점 '화로연'과 제3브랜드 탁주전문점 '뚝배기탁배기(뚝탁)'으로 사업다각화와 마케팅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 공동창업을 통한 투자형 창업 도입 = 2001년 브랜드를 런칭한 '와바'는 현재 전국에 20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확장 속도가 매달 2개 정도로 느려졌지만, 직영점 중심의 공동창업 방식으로 제2의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공동투자 창업은 5,000만~1억원의 여유 자금을 가진 창업 희망자들이 함께 투자해 개인창업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A급 상권의 100여 평 대형 매장을 여는 방식이다. 대형화ㆍ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진 외식시장에서 적은 자본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005년 4월 문을 연 도곡점의 경우 채 1년도 안돼 권리금만 5억원 가량 붙을 정도로 대박을 터트렸다. 도곡동은 타워팰리스가 상징하듯 부유층이 사는 대명사로 통하는 곳. 소액투자자들이 이곳에 160평 매장규모의 창업은 꿈도 꾸기 어렵다. 도곡점은 보증금 5억원에 월세만 1,000만원이 넘는다. 이와 같은 곳을 본사와 개미투자자 8명이 힘을 합쳐 매장을 낸 것이다.
중소기업 임원, 자영업자, 물류회사 직원 등 8명이 2,000~5,000만원을 투자해 각 5~10%씩 모두 55%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45%는 본사가 보유하면서 직영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조건의 공동창업이라도 경영이 투명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와바'는 이에 주목해 경영과 투자를 분리했다.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가 점포를 운영하고, 투자자들은 지분에 따라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높였다.
또 경영 분쟁에 대비해 언제 어디서든 영업 장면은 물론 매출의 변동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공동창업 형태로 운영되는 와바 점포 수는 현재 16곳에 이른다.

인토외식산업 이희복 이사는 "대기업의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으로 좋은 입지에 규모 있는 매장이 들어서다 보니 아무래도 소규모 매장보다는 대형매장이 창업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검증된 브랜드로 적정 규모의 자금력과 체계적인 점포운영 관리를 접목시킨 공동창업은 소자본 창업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창업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밝혔다.

 

∇ 공동창업시 유의점

1. 성장성과 안정성 있는 검증된 브랜드를 고른다.
2. 운영기업의 실적, 노하우 및 관리 시스템 등을 철저하게 점검한다.
3. 계약조건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체크해야 한다.
4. 사전에 투자자, 경영자의 권리, 의무, 이익분배, 역할분담 등을 구체화시켜 분쟁 가능성을 없앤다.
5. 투명한 회계운영, 자금관리를 하는 기업인지 확인한다.

와바의 다(多) 브랜드 원칙은 무엇보다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가에 맞춰져 있다. 와바에 이어 '화로연'과 '뚝배기탁배기(뚝탁)'을 런칭하면서 '제1브랜드를 도와주는 세컨 브랜드' '릴레이마케팅을 할 수 있는 브랜드'에 역점을 뒀다. 각 브랜드를 통해 교집합 고객층이 형성된다는 것은 브랜드 로열티를 뛰어넘어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길동점에 나란히 문을 연 '와바'와 '뚝탁'이 좋은 사례. 기존에 자리잡고 있던 오락실 등 사행성 업종이 사라지면서 '죽은 상권'으로 분류되던 길동역 인근 상권을 되살린 사례로 꼽히고 있다. 와바 길동점의 윤일준 매니저는 "뚝탁에서 식사를 한 고객이 맥주로 입가심을 위해 '와바'를 찾는 경우가 많고, 또 '와바'에 와서 소주나 탁주를 찾는 고객에겐 '뚝탁'으로 자연스레 안내할 수 있어 서로 도와주는 관계가 형성되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비오는 날 우산을 팔고, 맑은 날엔 부채를 판다'는 분산투자의 원칙도 그대로 적용된다. 투자자금이 많은 투자자라도 한 곳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없게 제한하는 대신, 브랜드별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윤 매니저의 경우 '와바'와 '뚝탁' 길동점에 모두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맥주를 좋아하는 고객도, 소주나 탁주를 좋아하는 고객도 다 흡수할 수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