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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만족이 아니라 고객만족이다 200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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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만족이 아니라 고객만족이다
정보철 창업센터 객원기자 | 05/08 16:51 | 조회 372

의정부 삼식이 얘기를 다시 해야 겠다. 의정부 삼식이가 시험공부를 했다. 밤새 수학공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성적이 영 시원치 않았다. 격려하던 아버지가 짜증이 나서 이유를 물어보았다, “시험과목이 달랐어요. 알고 보니 영어시험이었어요.”
뜬금없이 의정부 삼식이를 꺼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정부 삼식이 경우와 매한가지다. 아무리 얘기해줘도 알아듣지 못하니 의정부 삼식이 수준이다. 누가 의정부 삼식이라는 말인가?
가맹사업 진척이 잘 이뤄지지 않는 업체의 CEO를 만났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다른데도 별로지?”
대화를 나누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부진을 위로받겠다는 소리지 않는가. 이어 가맹점관리가 어떻고,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등 따분한 얘기가 이어졌다. 더 이상 볼게 없었다, 당분간 아니 한참동안 가맹사업전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예감만 들었다. 악담이 아니다. 핵심을 접고 부수적인 부문에 치중하는 CEO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은 로또당첨만큼 어려운 일이다. 피상적인 얘기만 한참 듣다 돌려보냈다.
가맹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브랜드는 하나둘이 아니다. 근래의 일도 아니다. 매년 되풀이 된다. 어쩜 같은 얘기를 매번 하고 싶을까. 오직 답답하면 그럴까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듣는 필자의 입장도 고역이다.
필자에게는 못된 버릇이 있다. 암행감찰은 아니지만 친분이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찾게 되면 꼭 본사와의 관계를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가 본사에서 듣는 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천양지차를 느낄 때도 있다. 그런 암행감찰덕분에 얻은 선지식으로 하는 말이지만 국내에서 그래도 본사에 대한 믿음이 높다는 B브랜드조차도 가맹점 만족을 제대로 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가맹점은 만족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같은 방향을 향해 노를 저어가는 파트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 본사는 파트너를 만족시키려는 노력보다는 목적지를 향한 노 젓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노 젓는 것은 힘 드는 일이다. 고단하고 외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달하면 그동안의 고생은 기쁨으로 승화될 것이다. 상대방과의 하이 파이브도 자연스레 나올 것이다.
목적지는 당연히 고객이다. 만족의 대상 역시 고객이다. 본사와 가맹점이 합심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는 롱런한다. 다시 말하지만 가맹점 만족은 허울 좋은 구호일 뿐이다. 누구도 만족 못하는 구호일 뿐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축하는 대신 특정 유형의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구축해야 한다. 본사의 임무는 이 특정 유형의 고객에게 자사의 독특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고객과의 특별한 관계가 정립되면 가맹점도 본사를 신뢰하게 된다.
고객만족은 보통 4단계로 이뤄진다. 불만처리단계, 친절한 서비스제공단계, 고객의 욕구를 파악해 고객만족을 향상시키는 단계에 이어 최근에는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잠재적 욕구까지 미리 파악해 충족시키는 단계로까지 확장됐다.
잠재된 고객의 욕구를 서비스하는 4단계 고객만족과 관련해서는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예로 들어보자.
비즈니스 클래스는 처음부터 등장한 게 아니다. 비행기가 운송수단으로 등장한지 한참 뒤인 1970년에 등장했다. 미국 항공사 TWA는 비행기 내부에 이코노미 클래스보다는 넓고 1등석 보다는 싼 클래스라는 새로운 좌석을 도입했는데, 이게 비즈니스 클래스의 시작이다. 그들은 ‘값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보다 넓은 좌석을 원할 것’이라는 비즈니스 고객들의 잠재된 욕구를 읽었던 것이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즉시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고, 회사의 수익과 이미지도 대폭 올려놓았다.
반면 말로만 고객만족을 외치는 기업으로는 국내 카드사를 들 수 있다. 전화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직원과 연결되기가 무척 어렵다. 고질적인 자동응답기 덕분(?)이다. 성질 급한 고객은 만사를 제쳐놓고 찾아가야만 비로소 카드사 직원을 만나게 된다. 고객만족 제로는 당연히 국내 카드사이다. 필자도 어쩔 수없이 카드는 이용하는데 ‘두고 보자’는 심사다. 필자와 같은 심사를 가진 사람은 많을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의정부삼식이와 국내 카드사의 차이가 뭔지 모르겠다. 영어시험을 앞두고 수학공부를 하는 의정부삼식이나, 서비스 만족으로 외치면서 고객들의 직접 대화를 기피하는 카드사는 최소한 동급이다. 성공을 꿈꾸는 우리는 잠재된 고객의 욕구를 찾아내는 TWA의 통찰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의정부 삼식이는 되지 말아야겠다.

다행히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고객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고 있다. 근래 들어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객들과의 대화에 신경을 쓰는가하면 고객의 잠재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브랜드 규모는 아직 작지만 고객들과의 깊은 대화를 위해 체험수기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한정식 ‘좋구먼’, 젤라또 아이스크림 ‘띠아모’, 세계맥주 전문점 ‘와바’, 딤섬의 ‘샹하이델리’와 중식의 ‘뮬란’을 런칭하는 아시안푸드, 죽의 ‘본죽’ 등이 우선 눈에 들어오고 있다. 갈비탕의 ‘하누소’와 갈비의 ‘왕대감왕갈비’는 맛과 서비스 등에서 고객의 세세한 욕구를 처리하는 게 돋보인다.
이들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내의 여타 브랜드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고객만족의 4단계인 잠재된 고객의 니즈를 읽고 대응해 달라는 것이다. 이는 롱런 브랜드의 필수조건이며, 우수브랜드를 넘어 카리스마 브랜드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맹사업의 핵심은 가맹점이 아니다. 고객이다. 고객을 읽으면 성공이 보인다. 고객에 초점을 맞추는 브랜드는 뜨고, 가맹점에 초점을 맞추는 브랜드는 진다.

맥주 스타일을 마신다.
"치즈케잌 타이쿤 칭따오 하면 되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