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바 이효복 사장…120가지 색다른 수입맥주"
시원하게 한잔…인공눈ㆍ얼음 등 인테리어 차별화
7년새 가맹점 230곳…중국 진출`와바맥주`OEM으로 생산하기도
다양한 맛과 색깔로 무장한 수입맥주가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입맥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
수입맥주전문점 `와바(WABAR)`는 국내에 수입맥주시장이 자리를 잡는 데 크게 공헌했다. 세계 각국 맥주를 구비해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맞추는 데 성공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분위기 덕분에 고정 수요 층도 생겼다. 2001년 1호점을 연 이후 7년이 지난 현재 전국에 230개 가맹점이 성황리에 영업하고 있다. 와바를 창업한 이효복 사장(41)은 대학 시절부터 노래방, 비디오방, 포켓볼장, 소주방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이 사장은 10여 가지 업종에서 일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와바 성공시대를 열었다.
◆ 가맹점 70%는 지역에서 주류판매 매출 1위
= 와바에서 판매하는 수입맥주는 총 120여 가지. 미국산 밀러와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벨기에산 호가든, 레페브라운, 독일산 벡스, 아일랜드산 기네스 등 없는 것이 없다. OB맥주 등 맥주 수입업체를 통해 수입맥주를 구매하는 데 요즘에는 `와바` 브랜드를 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맥주들이 눈에 띈다.
`와바 골드 프리미엄 라거` `와바 둔켈` 등은 와바가 독일 등지에 있는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직수입해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위스키, 칵테일 등 다른 주류까지 합치면 200여 종에 이른다.
와바는 단순한 수입맥주 전문점이 되기를 거부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공눈 제조기를 이용해 눈이 내리는 겨울 분위기를 만든 스노바, 얼음으로 인테리어를 한 아이스바 등 지금껏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파격적인 변화를 꾀하며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일까. 와바는 전국에 약 230개 가맹점이 있고 이 중 70%가량은 출점 지역 내 주류판매업소 중 매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자본이 부족한 창업자들을 위해서는 `공동투자 창업`을 하고 있다. 공동투자 창업이란 투자자 여러 명이 공동으로 자본을 투자하고 지분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는 창업방식이다. 서울 도곡점에는 중소기업 임원, 물류업체 직원 등 6명이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자본금을 투자했다. 이들은 매월 3~6%대 수익을 가져간다.
매장 운영은 본사에서 파견된 매니저가 하며 세무ㆍ회계 등 매장운영과 관련한 사항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투자자들은 식자재 입고와 일일 고객수, 매출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본사 주최 정기모임을 통해 운영방향을 논의한다.
경쟁력 있는 제품에 안정적인 운영 시스템까지 더해 와바 매장 실적은 매우 양호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서울시내 99㎡(30평) 점포 평균 투자비용은 2억5000만원 선(보증금 1억3000만원 포함). 월매출이 3200만여 원에 제품 원가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임차료 등을 제한 순이익은 1100만~1200만원 선이다.
◆ 외환위기로 방황하다 수입맥주사업 시작
= 이 사장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대학시험을 치른 스무 살 무렵이다. 크리스마스를 멋지게 보낼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 3명과 군고구마 장사를 했다. 군 제대 후에는 남대문시장에서 여름철 생수를 얼려 파는 장사를 했다.
이들 사업으로 장사 밑천을 마련한 그는 대학 졸업 후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1997년 서른에 `스타디자인`이라는 인테리어 회사를 설립했다. 사업은 날로 번창하는 듯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공사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이 늘어났다. 결국 회사는 도산했다.
이 사장은 한때 삶의 의미까지 잃어버릴 정도로 방황했지만 결국 마음을 다시 잡고 재기를 시도했다. 10여 년 개인사업을 해 오면서 쌓은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주목한 창업 아이템은 수입맥주. 2000년 당시만 해도 외환위기 영향으로 수입맥주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경제불황이 가라앉고 소비가 다시 활성화하면 인기를 끌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인토외식산업 법인을 설립한 후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여타 호프집과는 다른 독특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수입맥주로 승부를 걸었다.
◆ 글로벌 외식업체로 성장할 것
= 이 사장 예상은 적중했다. 와바는 2001년 1호점을 연 후 전국에 250여 개 매장을 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의 신념은 "망하지 않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매장 하나하나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규 가맹점 신청이 들어오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권조사 분석팀이 2~3차례 현장을 방문해 조건들을 꼼꼼히 따졌다.
만약 사업환경이 좋지 않다면 창업자 자금이 아무리 충분하더라도 점포를 개설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점포 개설을 문의한 사람들에게 모두 가맹점을 내줬다면 가맹점 숫자가 지금보다 2배는 족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와바 가맹점 관리가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얼마나 깐깐하게 이뤄지는지를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와바 성공에 힘입어 2005년 참숯 화로구이 전문점인 `화로연`, 2006년 창작 전통요리주점인 `뚝탁`을 열며 제2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 사장 목표는 인토외식산업 법인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2003년에는 중국 상하이, 이우, 칭다오, 선전 등에 6개 와바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5월에는 홍콩에 한식 패스트푸드 전문점 `도시락`을 열었다. 도시락은 인토외식산업이 개발한 국외 브랜드로 불고기비빔밥, 돌솥비빔밥, 해물파전 등 한식 메뉴와 떡볶이 등 분식 메뉴를 판매한다. 이 사장은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상권 분석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와바 가맹점주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직장인 많은 곳에 3억원 들여 창업…月순이익 1300만원
서울 상암동에서 `와바`를 운영하는 박연희 씨(47)는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와바를 통해 성공한 주부창업자다. 박씨는 자녀들이 성장해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자 창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아이템을 정하려고 하니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박씨는 아이템 선택 기준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지, 운영은 어렵지 않은지, 시장 내 경쟁 정도는 어떤지 등을 고려했다. 이때 박씨 눈을 사로잡은 것이 와바였다.
세계 30여 개국, 120여 종의 다양한 맥주뿐 아니라 웰빙불고기냉채, 훈제연어샐러드, 타이식 실크삼겹살 볶음 등 독특하면서도 맛깔나는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 것. 기존 호프집 스타일에서 벗어나 바를 접목한 편안하면서도 이국적인 인테리어도 박씨 마음을 끌었다. 점포 입지는 출ㆍ퇴근이나 관리 편의성을 고려해 집과 가까운 상암동 한독산학협동단지(KGIT)로 정했다. 특히 KGIT는 대부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입점해 있어 30ㆍ40대 젊은 직장인이 많은 만큼 수입맥주에 대한 수요도 많을 것으로 판단했다.
점포 앞에 푸드코트가 위치해 있어 고객 유인 효과가 크다는 장점도 있었다. 모든 준비를 갖춘 박씨는 지난 4월 점포비 1억6000만원을 포함해 총 3억원을 들여 105㎡(32평) 규모 점포를 열었다.
박씨는 창업경험이 없었지만 가맹 본사 지원을 바탕으로 홍보, 직원교육, 서비스전략 등 성공적인 점포 운영을 위한 단계를 차례대로 밟아 나갔다. 점포 입지가 사무실 밀집 지역인 점을 고려해 각 사무실에 서비스 쿠폰이 포함된 전단지를 돌렸다. 한달에 한 번씩 직원들과 맥주 시음회를 하고 각 맥주의 맛과 특징을 익히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박씨는 "수입맥주는 마니아층이 탄탄해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며 "장사를 시작한 지 석 달 남짓이지만 오픈 초기에 비해 벌써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박씨는 월평균 매출 4000만~4500만원에 1300만원 정도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명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