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호프집 대박 vs 극장-공연장 울상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이 연일 금메달을 쏘아올리면서 올림픽이 온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과 관련해 업계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의 경우 시차때문에 경기가 주로 밤시간대에 열려 집에서 응원하는 사람들들을 위한 야식메뉴가 인기였다면, 2008베이징 올림픽은 언제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는 DMB를 이용한 실시간 응원이 자리잡았고 퇴근뒤 삼삼오오 모여 응원하는 호프집이 인기폭발이다. 반면 올림픽에 관객을 빼앗긴 영화·공연계는 울상이다.
이번 올림픽의 최대 '수혜주'는 디지털미디어방송(DMB)과 관련 휴대기기들이다.4년전 아네테올림픽만해도 TV나 컴퓨터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지켜봤으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동하면서도 DMB를 통해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DMB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DMB시청률에서 확인된다. 지난 10일 있었던 박태환의 자유형 400m 결승전 위성 DMB 시청률은 4.32%였다. 이는 베이징 올림픽 이전 가장 인기 있었던 '무한도전'의 8월2일 방송분 2.11%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11일 오전 박태환의 자유형 200m 예선 시청률은 6. 37%까지 급등하더니 이어 벌어진 양궁 남자단체전 결승 때는 평균 8.36%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DMB 탑재 휴대폰 등 관련 제품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DMB폰 판매 비율이 23.1%에서 7월에는 33.5%로 10%이상 늘어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이징 올림픽에 온 국민의 눈이 쏠리면서 8월에는 DMB폰 판매가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G전자도 DMB폰 관련 판매 점유율이 지난 5월 45%에서 6월 55%, 7월 65%로 급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퇴근 뒤 한잔 하며 응원하는 재미에 호프집 특수 생맥주전문점과 치킨전문점도 베이징 올림픽이 반갑기만하다. 주요 경기 시간이 퇴근 직후와 겹치면서 동료들과 치킨 안주에 맥주 한잔하면서 응원을 펼치기 위해 발길을 옮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 것. 직장인 이정석(31)씨는 "이탈리아전 축구경기 때는 직장 동료들과 퇴근후 회사 근처 호프집을 찾아 함께 응원했다"면서 "테이블마다 올림픽을 응원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세계맥주전문점 '와바' 홍보팀 조영아 과장은 "체인점들이 주로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덕분에 퇴근 이후 올림픽 응원을 위해 찾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올림픽 이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조류 독감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치킨전문점들도 올림픽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생맥주전문체인 '오베로'와 치킨점체인 '닭스'를 운영하고 있는 OB맥주 체인운영본부 박지현 부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조류 독감의 여파를 확실히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사 치킨전문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늘었다.
◇ 관객 빼앗긴 영화관, 공연장은 울상 반면 올림픽 경기에 관객들을 빼앗긴 영화관과 공연장은 울상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면 시원한 극장이 최고의 피서지로 각광받던 예년과 대조적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에 따르면 이 극장의 지난 9~10일 전국 관객수는 전주인 2~3일에 비해 13%나 줄었다. 롯데시네마 역시 9~10일 관객수가 전주인 2~3일에 비해 11.5% 줄었다. 또 박스오피스 상위 영화의 관객수도 급감했다. 뮤지컬이나 어린이 공연 등도 관객이 감소했다. 신시뮤지컬컴퍼니 홍보팀 최승희씨는 "올림픽과 연휴 등이 영향을 미쳐서인지 뮤지컬 '시카고'의 경우 오는 15~16일 판매율이 전주에 비해 2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김영숙 김진욱 임홍규기자 egg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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