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토외식산업 이효복 대표
고구마장사·옷가게점원, 타고난 장사꾼
인테리어 사업 실패 프랜차이즈로 만회
19세 군고구마 판매→20대 초반 남대문 시장 의류 판매원→20대 초반 생수 장사
→20대 중반 책대여점·포켓볼 당구장→30대 초반 비디오방·인테리어 회사
'와바’와 화로구이 전문점 ‘화로연’ 두 개 브랜드를 런칭한 인토외식산업의 이효복 사장은 한 번도 직장생활을 경험한 적이 없는 타고난 장사꾼이다.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하던 마이더스의 손 이 사장도 한때 사업 실패로 벼랑끝까지 내몰린 경험이 있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잔금이 회수되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서 경영악화가 찾아왔고 소위 잘 나가던 젊은 사장은 하루아침에 그는 인테리어 사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한 돌파구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선택, 인토외식산업을 성공이라는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학력고사를 치른 직후인 1984년 이 사장은 자신의 인생에서 최초의 장사를 시작한다. 친구 셋과 크리스마스 이브를 멋지게 보낼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돈을 마련해볼 요량으로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한 것. 자본금 5만원을 모아 리어카와 고구마 기계를 사고 인근의 공사장에 남은 목재를 가져다 땔감으로 쓰며 군고구마 장사를 시작했다.
“돈은 못 벌었어요. 2명씩 조를 짜서 고구마를 팔고 다음날 장사할 밑천도 남기지 않고 친구들끼리 번 돈을 나눠가졌죠. 모두 결국 크리스마스 파티는 따로 돈을 걷어서 했지만 장사든 사업이든 계획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장사를 좋아한 그의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 모 대학 전기공학과에 입학한 이 사장은 첫 수업 시간에서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 “옴의 법칙이 첫 수업이었던 것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막연히 돈을 벌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죠. 그게 현실이 될 줄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요.”
대학을 다니는 틈틈이 그의 돈벌이 수단이 되었던 것은 건설현장에서의 막노동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집안이 어려워서 공사현장에서 일한다지만 그는 아니었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막연히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친 게 원인이었다.
군대를 다녀온 후에도 그는 학업보다 세상을 배우는 데 더 열심이었다. 복학하기 전 6개월 동안 남대문의 의류상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곳은 활력이 넘쳤어요. 나이트클럽을 좋아하는 대학생이던 제게 DJ가 흥겨운 음악을 종일 틀어주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냄새 나는 그 곳은 정말 별천지였죠.”
남대문에서 일하면서 그는 옷만 팔지 않았다. 하루종일 매장에 있다보면 하루에도 4∼5번씩 갈증 때문에 음료수를 마시던 것에서 착안해 얼린 생수를 팔기 시작했다. 생수장사와 부동산 분양 일을 하면서 장사 밑천을 마련한 이 사장은 복학 대신 정릉에 책 대여점을 오픈했다. 제법 수입이 되자 권리금을 받고 매장을 넘긴 후 포켓볼 전문점을 열었고 또 웃돈을 받고 매장을 넘긴 후 비디오방을 창업했다. 비디오방을 오픈하면서 비용도 아끼고 나만의 개성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직접 인테리어를 했다. 주변 업소 사장들이 비디오방의 인테리어를 높이 사 자신들의 매장 인테리어를 부탁해오면서 자연스레 인테리어 사업을 병행하게 됐다. 그러나 인테리어 사업 경험이 전무한 그였기에 적잖은 수업료를 납부해야 했다. 첫 공사였던 노래방 인테리어에서 좋은 자재를 쓰고 소소한 비용을 미리 계산에 넣지 않고 계약을 하면서 1400만원이라는 돈을 손해보게 된 것.
장사해 본 경험은 인테리어 사업에서 유용했다. 인테리어 공사에 덤으로 매장 운영 컨설팅을 곁들이니 금세 입 소문이 났고 공사 수주도 나날이 늘어갔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됐다.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가뜩이나 미적대던 공사 잔금의 결제가 계속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산으로 콜라텍 인테리어를 하러 내려가서 공사비는 선금으로 받고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고 졸지에 그는 수중에 아무 것도 없이 여관방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그때 주머니에 있던 돈은 2만원. 우선 함께 일하던 친구를 서울로 올려보내기 위해 기차표를 끊었다. 그는 남은 돈 6000원을 주머니 깊숙이 찔러 넣고 무작정 걸었다. 지친 마음을 달래려 우연히 찾은 교회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은 그.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는 오기가 생겼다. 재기를 결심하고 신용보증기금에서 5000만원을 지원 받았다. 그 돈으로 우선 빚을 갚고 나니 보증금 300만원에 월 20만원짜리 사무실을 구해 인테리어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인근의 용봉탕집이 그의 첫 고객이 되었다. 100평의 넓은 매장은 화투를 치는 하우스로 전락해 있었다. 주인을 설득해 맥주집을 내보자며 인테리어는 내가 하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맥주 전문점 텍사스가 생겨났다. 주인의 소개로 텍사스 매장을 16개나 인테리어 했지만 또다시 잔금 문제가 불거졌다.
“잔금 받는 법을 고민했죠. 그래서 잔금을 안 주면 간판을 내릴 내 브랜드를 만들 생각을 하고 와바를 런칭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맹비도 받지 않고 인테리어 공사비용만 받아도 좋았다. 가맹점이 늘면서 관리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직원을 채용하고 가맹비를 받기 시작했다. 한 번의 실패는 그에게 경영철학을 세워주었다. 직원 수를 20명 선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로 그것.
이 사장은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으로 회사를 살찌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제2 브랜드 화로연의 시작, 그리고 제3 브랜드를 준비중인 그에게서 진부한 표현인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의미를 배운다.
유현희 기자(
yhh1209@ermedia.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