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을 하다보면 입이 바짝 바짝 마른다. 목청 높여 ‘대~한민국’을 외치다 보면 목이 컬컬하다. 이 때쯤 한 잔 쭉 들이키고 싶은 술이 있다면 단연 맥주.
2006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은 맥주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다. 또한 미국, 체코, 잉글랜드, 호주, 스페인, 멕시코, 일본등 출전국들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 하나 정도는 보유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축구 스타일이 다르듯 맥주 맛 또한 다르다. 세계맥주 전문점 와바 대전대흥본점 매니저 이예린씨의 도움말로 월드컵 출전국의 대표적인 맥주를 소개한다.
 
A조에 속한 독일의 대표 맥주는 ‘벡스’다. 1873년 독일 브레멘지방에서 시작된 벡스는 3년뒤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대륙맥주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벡스는 호프의 향과 쓴맛이 어우러진 담백하고 깨끗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독일은 맥주의 본고장답게 레벤브로이(바바리안 지방의 홉과 맥아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 뛰어나다), 크롬바커(맛과 향이 진하고 거품이 풍부하며 맛이 부드럽고 산뜻하다), 디벨스(끝맛이 약간 오렌지맛과 함께 단맛이 적으면서 고소하다)등이 유명하다.
B조에 속한 스타군단 잉글랜드는 의외로 과일향이 첨가된 맥주가 유난히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후치’와 ‘우디스’다. 우디스는 러시아 술인 보드카와 과일 추출물을 혼합해 탄산주스같은 맛을 내며 알콜 도수도 높지 않아 여성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죽음의 C조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거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맥주는 ‘하이네켄’이다. 많은 사람들이 독일맥주로 오인하는 하이네켄은 유럽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네켄은 다른 잡곡식을 사용하지 않아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맛과 상큼하고 달콤한 향, 밝은 색깔의 조화가 뛰어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기는 맥주다.
이란을 3:1로 누르고 승점 3점을 획득한 D조의 멕시코의 대표맥주는 모델로사의 히트작인 ‘코로나’다. 보리와 선인장 향이 가미된 데킬라 맥주로 부드럽고 순한 맛이 특징이다. 라임이나 레몬을 곁들이면 좋다. 알콜도수도 4.6%밖에 되지 않아 여성들이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남성들에게 인기다.
E조의 미국을 대표하는 맥주로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제품은 ‘밀러’다. 비열처리에 냉연 필터링을 결합시킨 공정으로 부드럽고 깨끗한 맛이 뛰어나다. 이 밖에 단맛이 적고 꽃과 같은 아로마가 느껴지는 ‘미켈롭’도 마니아층이 넓은 편이다.
복병 미국을 3:0으로 완파한 E조의 체코는 ‘필스너 우르켈’이 단연 최고의 맥주로 꼽힌다. 세계 최초의 황금빛 맥주로 쓴맛이 강한게 특징이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3:1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 F조의 호주는 ‘포스터스’가 유명하다. 호주의 넘버원 맥주로 독특하고 청량감 있는 맛이 특징이다. 또한 ‘포엑스’는 깊고 깔끔한 맛을 지는 최고급 라거맥주다.
일본도 맥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하이네켄 다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삿뽀로 실버컵이다. 디자인이 매우 아름다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삿뽀로 실버컵은 마실 때는 부드럽고, 마신 후에는 입안 가득한 향과 쓴맛이 그윽한 정통식 일본 맥주다.
우리나라가 속한 G조의 프랑스도 와인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멕시코풍의 이름을 달고 있는 ‘데스페라도스’가 바로 프랑스 맥주다. 데킬라와 라임 맛을 첨가한 알코팝으로 차게 마시면 상쾌하고 목넘김이 좋다. 훈제음식이나 이탈리안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맥주다.
<글·사진 韓景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