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의 대안 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공동창업에 투자하라.
지난해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공동창업 붐이 전반적인 국내경기 침체 속에서도 다수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창업 트렌드로 발전,진화하고 있다.
공동창업은 자금동원력 취약·높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개인창업, 같이 동업했지만 비효율적 경영시스템으로 손익배분과 사업전략에서 대립을 빚다 결국 도중하차하거나 갈라서는 경우가 많은 협업창업 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고민과 시도에서 출발했다.
즉,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해 자금 동원력을 극대화해 최근 고급화,대형화하는 ‘규모의 경제’ 창업 트렌드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 그에 따른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제도적 장치로 법인화를 통한 투명한 회계처리와 과학적 경영관리기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 등이 공동창업의 특징이다.
#1. ‘코스팜’ 서울 역삼점
서울 역삼동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뒷편에 자리잡고 있는 150평 규모의 한국형 패밀리 레스토랑 ‘코스팜’.
박기제 사장(52)은 최근 코스팜 역삼점의 대표이사가 됐다. 총 6억원이 투자된 이 점포의 소유자는 모두 5명. 박사장도 1억 2000만원을 댄 공동창업 멤버로 전체 5명을 대표해 매장경영을 맡고 있다.
공동창업에 참여하기 전에 그는 국내 1위의 섬유업체에서 20여년 동안 근무했고, 지난 1992년 퇴사한 뒤 8년간 섬유 관련 개인사업을 했다. 그러나 98년 외환위기 직후 시장 상황이 극도로 어려워져 연간 3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사업을 접고 말았다. 박사장은 오랜 고심 끝에 같은 처지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코스팜’을 창업했다.
“점포를 열자마자 점심시간에만 200∼300명의 직장인들이 밀어닥쳤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이 무서울 정도였다.”
박사장은 코스팜 개점으로 공동창업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점포를 연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성공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그는 “불황 중에도 다른 점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어 지속적인 매출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 ‘더 화로’ 울산 본점
지난 6월 12일 울산시 삼산동 사거리에 창업자 6명의 꿈이 담긴 화로구이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모든 사람이 탐내는 노른자위 A급 입지에 점포규모는 약 150평. 총 9억원이 투입된 공동창업 점포 ‘더 화로’이다.
본점 오픈에 주도적 역할을 한 김종헌 사장(38)은 “다른 공동 창업자 5명과 함께 점포를 구하는데만 꼬박 1년 이상을 보낼 정도로 신중을 기했다”고 밝혔다. 김사장은 대형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공동창업 자금력의 이점을 활용해 최고 입지에 최상 시설을 갖춘 매장으로 시작, 첫 달부터 기대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다.
‘더 화로‘는 점심에는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한 샐러드 바, 저녁에는 화로구이 전문점, 밤에는 선술집으로 변하는 ‘카멜레온 숍’ 개념을 도입한 점포.
“점포 컨셉트도 공동 창업자들이 매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결과물”이라고 김사장은 소개한다. 김사장은 현재 매달에 2번씩 공동창업 멤버들에게 수익및 자금집행을 보고하고 있다.
김사장은 “개점 3개월째인데도 벌써 울산지역에서 유명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향후 가맹점사업을 추진할 경우 기존 멤버나 주위에서 공동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전해오고 있다”고 말한다.
#3. ‘와바’ 서울 종각점
서울 종로에 있는 세계맥주 전문점 ‘와바’ 종각점도 공동창업 성공사례로 꼽히는 점포. 치밀한 개설 준비와 과학적인 점포관리로 공동창업 모델숍으로 여겨질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해 12월9일 문을 연 이 점포는 공동창업 멤버만 무려 11명. 공통투자조합을 구성해 ‘㈜웰컴와바’라는 법인으로 출발했다. 공동창업협약,점포개발,상권분석 보고서 작성,사업계획서 발표,점포관리 프로그램 발표,점포경영전략 매뉴얼 발표 등 치밀한 창업준비과정을 거친 결과, 개업 첫 달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실적을 보이며 공동창업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총 투자금액 8억원이 들어가긴 했으나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라는 A급 요지에 100평짜리 대형 맥주전문점을 개업하기란 일반 직장인들에겐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그러나 공동창업 해법으로 11명의 투자자들은 최소 규모 점포조차 창업할 수 없는 7000만원의 개별 자금을 한데 모아 경쟁력 있는 고수익 점포를 공동소유하게 된 것이다.
㈜웰컴와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성현 사장(45)은 “다수의 개인 창업자들이 공동으로 자금을 동원해서 규모,입지,마케팅 능력을 높이고, 경영관리를 시스템화해 고객및 시장 대응력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까지 높임으로써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본지는 오는 25일 오후 4∼6시 서울 여의도 증권업협회 20층 대회의실에서 공동창업 설명회를 개최한다.